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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1900,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 리얼 후기

비행기 탄 돈키호테 2024. 12. 2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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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 구스타프 클림트부터 에곤 실레까지
장르
전시/행사
기간
2024.11.30(토)~2025.03.03(월)
장소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1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를 다녀왔다. 사실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쉴레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들 작품이 왜 그렇게 특별한지, 1900년대 초 비엔나가 어떤 도시였는지에 대해선 솔직히 잘 몰랐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내게 무척 신선한 경험이었다. 단순히 그림 몇 점만 보는 게 아니라, 당대의 삶과 예술, 그리고 그들의 고민까지 살짝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랄까?


이 전시는 뭔가 특별했다

 

처음 들어가자마자 큰 배너가 반겨준다. 작은 마을 풍경을 담은 에곤 쉴레의 그림이 크게 확대되어 있었는데, 그림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붓 터치가 벌써부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첫 전시실에 들어서니 당시 비엔나 예술가들이 시작했던 ‘세세션 운동’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솔직히 처음엔 “세세션? 뭐지?” 했는데, 간단히 말하면 당시 보수적인 예술계와 결별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자는 움직임이었다고. 이런 설명이 작품들과 함께 있으니 비엔나라는 도시가 얼마나 역동적이었는지 상상하게 됐다.


구스타프 클림트: 아름다운 화려함

 

클림트 하면 당연히 '키스(The Kiss)'를 떠올리겠지만, 이번 전시엔 없었다. 대신 '수풀 속 여인'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솔직히 처음엔 “키스는 왜 없지?” 하는 약간의 실망감이 있었지만, 막상 그의 다른 작품들을 보니 이내 감탄이 나왔다.

클림트 특유의 화려한 터치는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화면 전체를 채우는 화려한 색감 속에서 인간의 감정이 잔잔히 흐르는 느낌? 금으로 가득 채워진 그림이 단순히 화려하기만 했다면 질렸을 텐데, 그는 그 속에 뭔가 깊은 이야기를 숨겨둔 것 같았다.


에곤 쉴레: 강렬한 눈빛의 화가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에곤 쉴레의 작품들이었다. 쉴레의 자화상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림 속 인물이 "나를 봐!"라고 소리치는 듯했다. 그의 작품은 아름답다기보다는 불편하고, 또 그래서 강렬했다.

특히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은 가까이에서 보면 그 붓질의 디테일과 강렬한 색감이 더 생생했다. 쉴레는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 외로움, 불안을 그렸다고 하는데, 그의 그림을 마주하고 있으니 묘하게 감정이 동화되는 느낌이었다.


비엔나, 예술로 도시를 말하다

그림뿐만 아니라 당시 비엔나의 라이프스타일과 예술 전반에 대해 다룬 점도 좋았다. 예를 들어, 클림트의 연인이자 디자이너였던 에밀리 플뢰게의 패션 디자인이 전시돼 있었는데, 그녀의 작품은 클림트의 그림 속 화려한 의상들과 연결돼 있었다. 그녀의 드레스 디자인을 보며 “아, 이게 클림트 그림 속 여성들이 입은 옷이구나!” 하고 바로 이해됐다.

또 당시 비엔나의 건축과 공예품들도 소개됐는데, 단순히 예술 작품만 본 게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함께 엿본 느낌이었다.


현장 분위기와 관람 팁

 

전시장은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쉴레와 클림트의 작품 앞에서는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모습이었다.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이들도 많았고, 사진 찍는 관람객도 꽤 있었다.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차분했고, 오디오 가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모두가 작품 설명에 몰입하고 있었다.

꿀팁

  1. 오디오 가이드 활용하기
    솔직히 그림만 봐서는 그 깊이를 다 알기 어렵다. 가이드를 들으며 당시 비엔나의 배경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작품이 더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2. 평일 오전 추천
    주말에는 관람객이 많아 여유롭게 보기 힘들 수 있다. 평일 오전에 방문하면 더 조용히 즐길 수 있다.
  3. 기념품 코너 탐방하기
    전시를 보고 나오면 기념품 코너가 기다리고 있다. 쉴레와 클림트 그림이 들어간 엽서나 코스터가 인기 아이템이었다. 실제로 디자인도 예쁘고, 실용적이라 선물용으로도 딱이다.

가는 길

  •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 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버스: 국립중앙박물관 정류장에서 하차

마무리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는 단순히 그림 몇 점만 보는 게 아니라, 1900년대 초 비엔나라는 도시를 전체적으로 느끼게 해줬다. 클림트의 황금빛 화려함과 쉴레의 강렬함, 그리고 그 외에도 비엔나의 예술가들이 담아낸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마치 예술이 도시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듯했다.

 

전시를 보고 나니 “비엔나가 이런 곳이었구나” 하는 감탄과 함께, 언제 한번 진짜 비엔나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예술을 몰라도 비엔나라는 도시와 그 안의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이번 전시를 꼭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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